30대 중반의 회사원 정씨는 6개월 이상 지속적인 복부팽만과 소화불량으로 고민이다. 식사 후 반나절이 지나도 위장에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복부 팽만감이 심했다. 이 때문에 각종 소화제도 복용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어 괴로웠다. 자신의 증상이 걱정된 정씨는 병원을 찾았지만 ‘단순 신경성으로 큰 이상이 보이지 않음’이라는 진단만 받을 뿐이었다.
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정씨처럼 다양한 소화기 질환 증상은 있으나 검사상 뚜렷한 원인 질환을 찾기 힘들 때 ‘기능성 또는 신경성 소화불량’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복통, 더부룩함, 속쓰림, 복부 팽만감, 구토 등 소화기 질환으로 의심되는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하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우리 나라 인구의 약 10% 이상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에서는 뚜렷한 원인과 질환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치료가 어려운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와 같은 원인 불명의 소화불량이 담적병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담적이란 선천적으로 위장이 약하거나 과식, 폭식, 급식 등 바르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음식 노폐물이 부패하면서 생긴 담 독소가 위와 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을 말한다. 담적으로 인해 위장 조직이 굳어지면 전반적인 기능이 저하되어 더부룩함, 잦은 체기, 잦은 방귀나 트림,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의 다양한 위장질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통틀어 ‘담적병’이라 한다.
위담한방병원 최규호 원장은 “담적은 위장 외벽에 누적되기 때문에 일반 내시경 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담적을 확인하기 위해선 점막 밖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 필요하다.”며 “담적은 EAV검사로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검사를 통해서 담적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외 복진, 설진, 맥진 등의 한의학적 검사법을 통해 굳어진 위장 조직의 범위를 평가 및 구분하고 전신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담적 증상이 의심된다면, 우선 담적약을 복용하여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여, 위장에 퍼져 있는 담 독소를 빼내게 된다. 또 담적약은 심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위장에 원활한 혈액 공급을 돕게 해준다. 담적약 복용과 함께 온열요법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담적을 치료할 수 있다. 아로마, 소적 등 한방 온열요법으로 굳어진 조직을 풀어주어 혈액순환을 도와 장을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 놓는 치료를 한다. 다만, 치료의 효과나 치료 기간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상이하다.
담적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인스턴트나 밀가루 음식은 삼가고,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꼭꼭 씹어먹도록 한다. 또한 식후 바로 앉거나 눕기 보다는 산책과 조깅 등의 가벼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원활한 소화를 돕는 것이 위와 장 건강에 좋다. (도움말 : 위담한방병원 최규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