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노령인구가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의 하나가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실제로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인데,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허리디스크만큼이나 높은 발병률을 자랑한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척추 뼈 뒤에 위치한 척추관은 척추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다. 이 때, 척추관이 좁아지게 되면 신경을 압박해 허리통증과 다리에 여러 신경이상 증세를 유발하게 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주로 노화로 인한 척추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지만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등 허리에 장시간 압박이 가해진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주된 증상은 허리와 다리에 나타나는 통증, 저림이다. 특징적인 것은 허리보다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엉치, 허벅지, 종아리를 지나 발 끝까지 통증이 뻗어나가기 때문에 당장 걸을 때 불편을 겪게 된다. 5분, 10분 이상을 채 걷지 못하는 환자들도 허다하다. 방치할 경우 감각 마비 현상이나 배뇨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노년에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질환인 탓에, 적극적인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가 많다. 고령의 척추 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수술 치료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다. 실제로 해당 질환은 과거에는 수술 치료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비수술 치료만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비수술적 치료 중 대표적인 것이 추간공확장술이다.
최근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추간공확장술은 막힌 수도관을 뚫어 물이 시원하게 흐르게 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하수관을 해체하지 않고 이물질만을 끄집어내 하수도 물이 통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즉 효과적인 염증 치료를 위해 추간공 주위의 엉겨 붙어있는 유착을 제거하고 염증 유발 물질을 추간공을 통해 척추관 밖으로 배출한다. 이렇게 염증을 치료하면 부어있는 신경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추간공을 지나가는 신경절과 혈관, 자율신경도 그 기능이 회복돼 신경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광혜병원 박경우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10분정도의 간단한 시술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거나 수술이 쉽지 않은 환자,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자와 같은 만성질환자, 수술 후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재발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시술 전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에 진행하여야 하며, 치료 효과 및 회복 기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주의해야 한다.
시술 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재활이 필요하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고쳐주고, 허리에 부담이 가는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근력을 강화해주어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