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의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1년에만 3만 275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암 환자(27만 7523명) 가운데 11.8%가 대장암이다. 갑상선암에 이어 암 발생 순위 2위지만 사실상 1위나 다름없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이렇게 대장암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보다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흔히 대장암은 서구형 선진국 암이라 한다. 서양인은 고열량의 음식을 많이 먹고, 섬유질은 별로 섭취하지 않아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 이에 반해 동양인의 대장암 발생률은 낮지만, 최근 우리나라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어 서구형 암이라 불리는 것이다. 물론 60세 이상 대장암 환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고령화에 따른 이유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대장암 진단을 받으면 전신 마취 후에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최근 내시경 기기 및 치료내시경 기법의 발달로 조기 대장암을 내시경 시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대장암의 내시경 치료법 줄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치료가 바로 대장점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이다.
조기 대장암은 암세포가 혈관과 림프절의 전이 없이 대장 벽을 구성하는 여러 층 중 일부인 점막이나 점막하층까지만 침범된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조기대장암을 수술없이 특수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이라고 한다. ESD는 내시경 속으로 들어가는 바늘과 같이 생긴 내시경용 일회용 칼을 이용하여 대장 점막하층을 박리하여 얇게 포를 뜨듯이 썰어내어 종양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기존 내시경 시술로는 항문직장에서 가까운 암 덩어리나 한정된 종류의 용종만을 제거할 수 있었다면, 이 시술법은 조기대장암의 크기나 위치에 상관없이 절제가 가능하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의 가장 큰 장점은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신마취가 필요없고, 수술 후 몸에 흉터가 남지 않는 것과, 3~4일 정도의 단기간 입원으로 시간과 비용이 훨씬 절약된다는 것이다. 또한 ESD는 장을 절제하지 않아 대장 기능을 보존해 배변기능 변화나 장애가 없어 퇴원 후 바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대장 천공(구멍)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까다로운 시술에 속한다. 완벽히 제거를 못하면 재발의 우려가 있고, 반대로 너무 도려내면 장내 천공이 발생해 출혈을 동반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병원에서 시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음주, 흡연 등을 해결해야 한다. 매일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서울양병원 대장항문센터 정승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