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직장인 이 씨는 몇 달 전부터 다리 저림 증상을 느꼈다. 하지만 바쁜 업무로 인해 병원 방문을 미루던 사이 통증은 점차 심해져 종아리까지 번졌다. 황급히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고 배변이나 배뇨에 문제가 없어 비수술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었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 구조물이 퇴행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척추를 둘러싼 황색 인대나 후관절이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그 결과 신경이 압박되어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퇴행성 변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진행되므로, 초기 증상이 미약해 단순 통증으로 여겨 방치하기 쉽다.
주된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있다. 허벅지나 종아리가 당기고 저리며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상 감각이 발생해 다리가 남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지면 5분 이상 걷기 힘들어질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며, 이로 인해 보행 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다.
협착증은 앞서 말한 것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빠르게 진단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배변, 배뇨 장애가 동반되거나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씨처럼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방법으로는 신경성형술, 추간공확장술이 있다.
그중에서도 추간공확장술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황색 인대를 제거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히는 치료방법이다. 가느다란 관 형태의 카테터를 옆구리 쪽으로 삽입해 물리적 압박을 해소한 다음, 확장된 통로를 통해 염증물질을 배출한다. 이후 신경의 유착을 풀어 척추 혈류장애 및 자율신경기능 이상 상태를 해소하고 허리 및 하지 통증을 치료한다.
추간공 확장술은 약 15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어 당일 시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국소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신체에 부담이 적어 고혈압이나 당뇨, 신장병을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자도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시술 예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 사우나 및 뜨거운 목욕, 과도한 운동이나 알코올 섭취와 같이 시술 부위로 염증이 생길만한 행위는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 광혜병원 척추통증센터 박 경우 대표원장은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와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세 교정을 통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있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소리 없이 병을 키워가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신경이 상당히 압박된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