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심해지는 치질, 빠르게 병원 방문해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기온 차이로 인해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항문 출혈, 통증, 가려움증 등을 동반한 치질에 유의해야 한다. 치질은 혈관질환의 일종으로, 환절기처럼 기온이 떨어질 때 체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재발하거나 악화되기 쉽다.




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흔히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여러 항문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치질은 정확하게는 치핵을 의미한다. 치핵은 원래 변이나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항문을 막아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변비나 잘못된 생활 습관 등의 영향으로 쿠션 조직이 부풀거나 출혈이 발생하며 돌출하게 된다. 특히 환절기에는 기온 차이로 인해 정맥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치핵 조직에 압력을 가해져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치핵은 치상선을 중심으로 위쪽에 발생하면 내치핵, 아래쪽에 발생하면 외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의 90%는 내치핵으로 탈출 정도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구분하는데 1,2도의 경우엔 경미한 상태로 불편감 없이 가끔 혈변만 동반된다. 하지만 3,4도가 되면 통증과 출혈이 잦아지고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치핵이 저절로 들어가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항문 부종이 악화되거나 감염되면서 항문 균열, 누공, 주변 농양과 같은 다른 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문맥균혈증이나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항문 주변 감염이 질에 영향을 미쳐 기타 부인과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빠져나온 치핵이 저절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치료로는 치핵 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항문 피부를 보존하는 거상 치질 수술이 있다. 이는 비정상적인 치핵을 2~3mm 정도만 절제한 뒤 점막 아래에서 위로 올려 고정하는 수술이다. 툭 튀어나온 치핵 덩어리 전체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조직은 남겨두기 때문에 항문의 기능을 최대한 원형대로 보존할 수 있다.

 

거상치질 수술은 괄약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비교적 통증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 1~2일이면 퇴원할 수 있어 빠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치핵은 개인에 따라 증상 및 통증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치핵의 주요 증상인 출혈은 기타 직장암이나 대장암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정밀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 심해지는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하루에 최소 2리터 이상의 물과 함께 고섬유질의 음식을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해야 한다. 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좌욕을 통해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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