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이 모 씨(63세)는 나이가 들면서 이유도 모르게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아졌다. 허리 통증 역시 몇 년 전부터 빈번하게 나타났지만 안정을 취하면 금세 호전되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하지만 최근 더 심해진 허리 통증과 엉덩이로 쥐어짜는 것 같은 아픔에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주된 증상은 허리 통증과 다리로 뻗치는 통증으로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질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 모두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한다는 공통된 증상을 갖고 있지만 그 원인과 양상이 다르다.
먼저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발생하는 다리 저림과 당기는 통증이 특징적인 반면, 디스크는 다리보다는 허리 통증이 두드러진다. 통증 부위 또한 협착증은 주로 양쪽 다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고, 디스크는 주로 한쪽 다리에서 통증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외에도 협착증은 허리를 세우거나 걷는 동안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 디스크는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에서 통증이 증가하는 차이가 있다.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나타나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빈번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노화에 따라 척추를 이루는 구조물에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먼저 척추뼈가 거칠어지고 주변 인대나 후관절이 불필요하게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을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만든다.
척추관협착증은 상태에 따라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거나 치료에 호전이 없다면, 추간공확장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옆구리 쪽으로 가느다란 특수 기구를 삽입해 미세하게 얽혀있는 인대를 절제하여 좁아진 공간을 확장하는 시술이다. 신경가지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고,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 유발 물질을 확장된 추간공을 통해 배출하기 때문에 재발 우려 또한 줄어든다. 추간공확장술은 핵심 손상 부위를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통증 회복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는 15분 내외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상생활로 복귀가 빠르며, 협착증 환자 외에도 다리가 저린 좌골신경통 환자나 허리디스크, 만성 허리 통증 환자의 경우에도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치료는 환자에 따라 기간이나 경과에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하게 진단받은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광혜병원 박 경우 원장은 “허리 통증을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걸로 단순하게 여기고 방치하면 만성화되기 쉽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노년기에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통증이 있다면, 참지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