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4시간을 소요하며 출퇴근하는 직장인 A 씨(42세)는 매일 출퇴근길이 고통스럽다. 처음에는 가벼운 근육통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부터 다리까지 뻗치는 통증과 저림 때문에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몇 달간 참았지만 통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그 결과, A 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A 씨와 같이 3,40대의 젊은 연령층 사이에서도 점차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인대가 두꺼워지고 디스크가 돌출되면서 신경이 눌리게 되어 통증과 저림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생활습관이나 자세의 문제로 인해 젊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A 씨와 같이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나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는 경우,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여 협착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초기에는 허리와 다리에 가벼운 수준의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나 쉽게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이 퍼질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보행 거리가 단축되고 다리 근력 약화, 무력감, 심지어 괄약근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협착증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허리 근력 강화 운동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 방법 중 하나로 반강성고정술이 있다. 반강성고정술은 척추의 전방부에 케이지를 삽입하고 후방부에 스프링 로드를 통해 척추를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반강성고정술을 통해 좁아진 척추뼈 사이의 간격을 넓히면, 좁아졌던 신경 통로가 확장되면서 신경 압박이 해소된다. 이를 통해 신경 통증과 저림, 다리의 무력감이 개선되며 혈류 개선을 비롯해 자율신경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강성고정술은 척추관협착증 외에도 퇴행성 허리 디스크나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불안정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서울 광혜병원 박 경우 대표원장은 “반강성고정술은 신체의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척추를 안정화하는 수술로,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수술 후에도 환자가 허리의 유연성을 유지하며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술은 환자의 치료 이력이나 수술적 교정 필요 여부를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특히 반복적인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척추 건강을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협착증은 서서히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을수록 예후가 좋아진다. 평소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