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이 되면 감기나 독감으로 기침이 잦아진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침은 단순히 목이나 호흡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기침은 복부에 압력을 가해 뜻밖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탈장이다.
이미지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탈장은 신체 내부의 장기나 조직이 제자리를 벗어나 약해진 근육층이나 벽을 통해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넓적다리와 아랫배 사이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으로, 전체 탈장 사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넓적다리 부위에 생기는 대퇴부 탈장이나, 수술 부위에서 발생하는 반흔 탈장도 있다. 반흔 탈장은 수술로 꿰맨 근막이 다시 벌어지면서 그 틈을 통해 장기가 빠져 나오는 경우를 말하며, 수술 상처의 크기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탈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원인이 조금씩 다르지만, 복부 압력 증가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복부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은 일상 속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대표적으로 반복적인 기침,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변비로 인한 과도한 힘주기, 비만 등이 있다. 이처럼 복부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압력이 가해질 경우 약해진 복부벽이나 근막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탈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만성 기침은 복부 압력을 자주 반복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에 탈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겨울철에는 감기, 독감, 기관지염 등의 질환으로 인해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복벽이 약한 사람은 쉽게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출 부위가 점차 커지고 불편감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기침을 하거나 움직일 때 돌출 부위가 뚜렷해지고, 통증이 심해진다. 탈장이 심할 경우 장의 일부가 눌리면서 소화 장애나 변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탈장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료를 위해 주로 수술이 권장되며, 탈장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복강경 탈장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수술은 특수 기구를 사용해 탈장을 복원하고 약해진 복벽 부위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복강경을 통해 내부를 확대 관찰하며 진행된다. 이를 통해 탈장 부위와 주변 조직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으며, 양측성 탈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복강경 탈장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치료 방법으로, 특히 일상 복귀를 서두르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복강경 수술은 전문성과 경험이 요구되는 고난도의 수술인데다가,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복부 압력을 관리하고 복벽을 강화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만성 기침은 탈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겨울철에는 목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실내를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복벽을 지지하는 힘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탈장이 발생했을 때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알맞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도움말 : 양병원 대장항문센터 정승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