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은 신체 내 장기가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배꼽 주변에 생기는 제대 탈장, 대퇴 부위의 대퇴 탈장 등이 있다. 주로 10대 미만의 어린이나 50대 이상의 성인에게 자주 나타난다. 복부 비만, 과도한 운동, 임신, 만성 기침 등으로 복벽의 압력이 높아질 때 탈장의 위험이 커진다.
▲양병원 정승규 원장
탈장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증상이 자연적으로 완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돌출된 장기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못해 혈액 순환이 차단되는 감돈이 발생할 수 있다. 감돈이 악화되면 조직이 괴사하는 교액 괴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심한 경우 장폐색과 패혈증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덩어리가 크거나 복부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탈장은 촉진 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복부 초음파나 CT 촬영을 진행한다. 치료는 수술이 유일한 방법으로,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약 0.5cm~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2~3곳 내어 진행된다. 작은 구멍을 통해 고화질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삽입한 뒤,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로 복원하고 약해진 복벽을 인공막으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정밀도와 최소 침습이다. 복강 내부를 확대하여 3차원 시야로 보여주기 때문에, 병변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개복수술에 비해 출혈과 통증은 물론 합병증의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며, 회복 속도가 빨라 수술 후 입원 기간 또한 단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의 난이도가 높은 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탈장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치료를 미루기 쉬운 질환이다. 하지만 언제든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근력 운동은 피하고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복압이 지나치게 상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해 변비를 예방함으로써 변비로 인한 복압 상승 역시 방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움말 : 양병원 정승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