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 부위에 생기는 다양한 질환 중에서도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은 누군가에게 알려지는 것이 꺼려지고 창피함을 느끼게 된다. 부위 자체가 은밀하기도 하지만, 치질을 단순히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칫 청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치질이란 항문에 생긴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 크게 치핵과 치열, 치루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치핵이다. 평상시 닫혀 있던 항문은 배변 시 최대 4cm까지 벌어진다. 이때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조직이 바로 항문 쿠션 조직이다. 이 조직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항문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을 치핵이라고 한다.
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치핵의 대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배변 시 선혈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핵이 진행할수록 항문의 치핵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와 만져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와 있다. 대게 통증은 없으나 치핵의 혈전이나 부종으로 인해 항문이 빠지는 듯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외 가렵거나 점액성 분비물을 보이기도 한다.
치핵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수술 없이도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그러나 상당수 치핵 환자들은 참을 만하고, 창피하다는 등의 이류로 병원에 가기를 꺼리다가 수술을 자초한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치질 수술은 아프다는 속설 탓에 수술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치핵 조직을 모두 잘라내 항문피부가 손상되는 수술방법 때문이다. 최근에는 치핵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항문피부를 보존하는 수술방법인 ‘거상 치질수술’로 수술 후 통증 및 출혈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수술은 항문 조직의 피부를 얇게 절개한 뒤, 그 안에 부풀어있는 항문 조직의 일부를 제거한 후, 남은 조직을 항문 위쪽으로 올려 고정하여 진행한다. 과거 수술에 비해 까다롭지만, 절제 범위가 줄어들어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항문 조직의 탄성이 보존되어 후유증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단, 환자의 항문 상태와 증상 정도에 따라 수술 시간 및 회복 기간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핵을 예방하려면 주요 원인인 ‘변비’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 예방을 위한 올바른 배변 습관으로는 배변 시, 오랫동안 힘을 주거나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독서나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고 가급적 빨리 볼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평상시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며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