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감각 이상을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로 오해하기 쉽지만, 점차 보행이 불편해지고 쉬어야만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를 단순한 노화로 간과하면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
협착증은 허리에서 발생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척추를 따라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다리로 가는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저림, 감각 둔화, 무거운 느낌, 보행 시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걸을 때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고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잠시 앉아 쉬면 신경 압박이 완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악화되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진행 속도와 증상의 정도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협착증 치료도 증상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약물치료는 신경 주변의 염증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고, 물리치료는 허리와 다리 근육을 강화해 신경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주사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혀 일시적인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보행 거리가 짧아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신경차단술, 꼬리뼈내시경, 풍선확장술, 추간공확장술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추간공확장술은 좁아진 신경 통로를 확장해 신경 압박을 완화하는 치료법으로, 특수 키트를 옆구리 쪽으로 삽입해 신경이 눌린 부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추간공은 신경이 척추에서 빠져나가는 최종 통로로, 이 부위가 좁아지면 신경 압박이 심해져 다리 저림, 감각 둔화,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추간공 확장술을 통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확보하면 통증을 완화하고 보행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비교적 조직 손상이 적고, 전신마취 없이 시술할 수 있어 고령 환자들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척추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이다. 허리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를 이용해 허리에 부담을 줄이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과 허리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강화해 퇴행성 변화를 늦출 수 있으며, 체중이 증가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도움말 :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