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8세 직장인 A씨는 몇 달 전부터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리한 움직임으로 인한 근육통이라 여겼다. 그러나 점차 오래 걷기 힘들어지고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고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일상적인 허리 통증이라 여긴 증상이 점차 보행에까지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건강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0년 165만 9천여 명에서 2023년 182만 2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3년 사이 약 16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로, 고령화와 함께 퇴행성 척추 질환의 유병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엉치 및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비교적 초기 단계라면 약물 복용이나 물리치료, 간헐적인 주사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일정 기간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통증이 반복되거나 보행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 신경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비수술치료로 추간공확장술이 있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좁아진 추간공(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작은 통로) 부위를 넓혀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하는 시술로,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라며 “전신마취없이 부분마취로 시행해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술은 신경 주변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며, 통증 감소는 물론 보행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밀 진단과 평가를 통해 치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질환의 진행 정도, 척추의 불안정성 유무, 신경 손상의 범위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증상과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척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
이처럼 척추 질환은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복되는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신경 압박으로 인한 증상은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척추 건강은 평소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등 일상적인 관리에도 꾸준히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