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서울에 사는 김 모씨(71세)는 1년 전부터 걷기만 하면 다리에 심한 통증은 물론 몇 걸음 걷기만 해도 주저 앉았다. 허리통증은 물론 다리가 저리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었지만,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진통제, 파스로 통증을 버텨왔다. 그러나 증상이 점점 더 심해져 집 앞에 있는 마트에 가는 일조차 힘들어졌고, 결국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였다. MRI 등 정밀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을 진단을 받았고, 계속되는 치료에도 호전이 없자 수술을 결정하였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즉 척추 뒤쪽을 지나가는 공간인 신경통로가 점점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간혹 선천적으로 신경통로의 협착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노화로 인하여 인대, 디스크, 척추뼈 등 척추 구조물이 비대해지거나 자라나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한다.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최근에는 50대 중장년층에서도 증가 추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 주로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종종 허리디스크와 혼동되기 쉬운데, 디스크는 연령과 상관없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반면에 척추관협착증은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다리에 저림과 통증이 더 뚜렷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감각 이상과 하지 마비증상까지 진행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허리 부위가 뻣뻣하고 묵직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후에는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까지 이어지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정하게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걷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이 발생하거나 하지 마비, 대소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관협착증 초기증상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적용된다.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라면 비수술적 치료로 신경성형술, 추간공확장술 등을 시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비수술적 치료에도 잘 낫지 않거나 보행장애, 대소변 장애가 발생한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척추 수술은 나사못 고정 방식으로 진행되어 척추 인접 마디에 부담이 가는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최근에 이를 개선한 치료법인 반강성고정술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강성고정술은 니티놀이라는 고탄성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스프링 로드와 케이지를 이용하여 척추를 고정하는 치료방법이다. 이 치료를 통해 디스크 간격을 회복하고, 척추의 정렬을 유지하면서 하중을 분산시켜준다. 또한 척추의 일부 움직임을 허용하기 때문에 척추 인접 마디의 부담을 줄여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으며, 환자의 연령, 병의 진행 정도, 전신 상태 등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는다면 말기 척추관협착증이라도 충분히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에도 재발 방지와 기능 회복을 위해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후 1~2일 정도는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침상 안정이 중요하며, 허리를 비틀거나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퇴원 후에 무리한 활동은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가벼운 실내 걷기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리고 앉는 등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