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치열, 방치하면 궤양 및 합병증 위험 높아져...
32세 직장인 김모씨(여)는 오래 동안 심한 변비로 고생을 했다. 대변을 본 후 피가 날 정도였지만, 부끄럽고 바쁘다는 핑계로 치료를 미뤘다. 그러나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고통은 극심해졌고, 휴지에 묻어나는 선홍색 피는 물론, 이제는 항문에 돌기까지 만져져 더 이상 진료를 미룰 수 없었다. 김 모 씨는 만성항문치열로 진단되었고, 오래 동안 상처가 반복되면서 궤양으로 깊어지고 주위 피부가 두꺼워져 피부꼬리가 만져진 것이었다.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내부에 이르는 부위가 찢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치열의 특징적인 증상은 통증과 출혈, 항문 불편감이나 가려움 등이다. 그러나 찢어진 부위가 항문 안쪽인 경우 느낌이 없이 출혈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배변 시나 배변 직후에 항문이 찢어지는 느낌이나, 묵직하고 쑤시는 듯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며, 배변 후에도 수 분 혹은 수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출혈은 보통 선홍색으로 대부분 화장지나 대변에 소량 묻어나오는 정도이지만, 변기가 빨갛게 물들 정도로 많은 양이 나올 수 도 있다. 치열이 만성화가 되면 상처가 깊어져 궤양으로 진행되고 주위 피부가 두꺼워져서 피부돌기가 만져지거나 분비물이 나온다. 또한, 가려움증과 상처 부위에 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열 초기에는 규칙적인 생확과 식습관, 약물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므로 항문 출혈이 있거나 가려움 등을 느낀다면 지체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증상을 장기간 방치하여 상처가 궤양으로 발전해 고통이 커지고 항문이 좁아지는 만성치열의 경우 항문 본래의 탄력을 되돌리기 위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법은 크게 피부판이식술과 내항문괄약근 측방절개술을 실시한다. 피부판이식술은 마취 후 항문을 넓히고 궤양으로 악화된 상처를 절제한 뒤 정상 항문 피부판을 이식한다. 내항문괄약근 측방절개술은 항문상피를 좁게 절개하고 내항문괄약근만 들어올린 뒤 부분적으로 절제해 항문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항문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찢어진 부위가 빨리 아물게 된다. 단, 환자의 항문 상태와 증상 정도에 따라 수술 시간 및 회복 기간은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변비를 예방해 주어야 한다. 야채나 과일 등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온수 좌욕윽 통해 항문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