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수술 피할 수 없다면...'반강성고정술'로 안전하게
5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올해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퇴근 후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고, 주말에는 등산을 하며 활동량을 늘렸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허리가 뻐근해지고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라 여겨 파스를 붙이고 스트레칭을 하며 버텼지만, 점점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연초에 세운 목표를 꾸준히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뒤늦게라도 운동을 시작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오랜 시간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활동량을 늘리면 김 모 씨와 같이 허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보행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 불편감으로 시작되지만, 신경 압박이 진행되면 보행 시 다리가 무겁거나 일정 거리 이상 걷기가 힘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쉬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지만, 점점 짧은 거리에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를 단순한 근육 피로나 운동 후 생기는 일시적인 통증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협착증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보행 장애가 심해지고 다리 저림이 지속된다면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움직임을 보존할 수 있는 반강성고정술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신경 압박으로 인해 증상이 점진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치료 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강성고정술은 척추체 사이에 케이지와 탄력적인 구조물을 삽입해 신경 압박을 줄이고,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반강성고정술은 신경 감압이 필요한 척추관협착증 환자 외에도 디스크 높이가 감소한 퇴행성 디스크 환자나 척추 정렬이 어긋난 전방전위증, 척추의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도 시행될 수 있다. 다만, 치료를 결정하기 이전에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한 운동은 오히려 척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평소 허리 통증이 있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 허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허리 근력 운동부터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늘리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